오늘은 하루종일 가족과 통화를 했고,
이어서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것(1979년)을 봤다.
인간의 불가해함.
그것에 대해 적고싶어졌다.
셋째언니가 게속 물었다. 내가 이해를 해야만해?
아니, 인간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알아볼 뿐,
둘째언니가 말했다. 절대로 용서못해...
아니, 인간을 규정지을 순없다. 순간의 판단일뿐.
이마무라 슈헤이의 영화는 이해와 연관성을 철저히 파괴하며, 질서정연한 세상을 구축하고 싶은 욕망에 딴지를 건다. 그래서 의문도 들고 불쾌하기도 하다. 이해하고 싶어서 다른 블로그를 뒤지며 영화평을 읽으려 했다. 그 중 공감되는 언급하나, 쇼헤이 감독은 적어도 당혹감을 주는데는 완전 성공했다...
그리고 인간의 비열함과 불가해성, 그 모순들을 보여주므로서 찝찝한 기분을 계속 조장한다. 이곳은 부모는 딸이 강간당하게 방치하는 곳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 순간 목졸라 죽이는 우리가 믿고 싶은 아름다운 가치들은 모두 사라져버리는 모순의 땅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끝이라고 당당히 사형대로 가고, 화장한 뼈는 중력을 거슬러 낙하하지 않는 세계. 우리의 모든 상식을 불쾌하게 조롱하는 세계... 그래서 이 모든 부조리를 관조하게 만드는... 인간에 대한 실망과 기대를 모두 지워버리는, 일종의 뒤틀어진 카타르시즘을 선사한다.
그리고 나는 내 심연을 보고 싶었다. 이제 그만 스크린에 나오는 조연들을 관찰하며 혀를 차는 것을 그만두고, 자 너를 보라고.
나도.
죽음앞에서 덤덤하고 타인의 월권행위에 대해서는 오히려 흔들리는, 뭔가 논리정연한 마음이 없었다. 내 마음의 평화를 앗아간 것은 죽어가는 아빠의 욱신과 내장속에 도사린 암세포가 아니라... 자신의 입장과 이득에 서로 싸워대는 자매들의 행태가 더욱 신경이 쓰였고 평정을 잃었다.
아빠의 부재는 아직 슬프지가 않다.
하지만 내 생각이 침해당해 부재하면 슬프다.
아,,,모르겠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이, 이마무라 쇼헤이의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그 아버지처럼, 질서라고는 없는 불가해한 존재이다.
그 와중에, 제목이 복수는 나의 것. 이라는 의미를 추정해놨다.
아.. 인간은 얼마나 연관/유추/논리/정연 을 사랑하는가.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처럼 사실 제목을 의미와 꿰맞추는 것은 의미없는 짓인데...
그럼에도 추신으로 덧붙이자면,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복수 한 것은 영화초반 제국주의 군인이 휘두른 권위/ 세상의 질서였던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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